관절염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만성적인 염증 질환입니다. 무릎, 손가락, 고관절, 어깨 등 전신의 관절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퇴행성 관절염부터 류마티스 관절염, 통풍성 관절염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치료법도 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어디가 아프냐’보다 ‘왜 아프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절염 치료의 시작은 정확한 진단이고, 그다음은 본인에게 맞는 치료법을 지속적으로 적용해 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어머니의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7년 넘게 옆에서 지켜봤고, 다양한 치료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그 경험은 단순히 의학 지식을 넘어, 일상에서 실질적으로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약물 치료 – 관절염 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
관절염 초기에는 대부분 약물치료를 통해 통증과 염증을 조절합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아세트아미노펜, 스테로이드 제제 등이 있습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에는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 제제 같은 전문 치료제가 필요합니다.
어머니는 처음에 일반 소염진통제만 복용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위장 장애가 생겨 약을 바꿔야 했습니다. 그때 의사 선생님께서 추천한 것은 위 보호제와 함께 복용하는 NSAIDs 계열 약물이었습니다. 복용 후 약 2주 정도 지나자 통증 강도가 눈에 띄게 줄었고, 밤에 잠을 깨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약물은 어디까지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지 근본적인 치료는 아닙니다. 장기간 복용 시 부작용의 우려도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과 의사의 지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리치료 – 통증 완화와 움직임 회복을 동시에
물리치료는 관절염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온열 치료, 냉찜질, 초음파 치료, 전기 자극 요법 등을 통해 통증을 줄이고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특히 온열 치료는 혈액순환을 돕고, 관절 주위의 긴장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입니다.
저는 어머니를 매주 병원 물리치료실에 모시고 다녔습니다. 전기자극기와 초음파 치료를 병행했는데, 치료 후 무릎이 확실히 덜 뻣뻣하고 부종도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효과라고 생각했지만, 꾸준히 다니다 보니 실제로 계단을 오를 때 통증이 덜하다는 말을 자주 하셨습니다.
요즘은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저주파 자극기나 온열팩 제품이 다양하게 나와 있어, 통원 치료가 어려운 분들께는 이러한 보조기기를 추천드립니다.
주사 치료 – 빠른 통증 완화가 필요한 경우에 선택
관절 내 주사 치료는 빠른 통증 완화가 필요할 때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주사 치료로는 스테로이드 주사, 히알루론산 주사, 최근에는 PRP(자가혈 혈소판 풍부 혈장) 주사 등이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강력한 항염 효과가 있지만 자주 맞을 경우 연골을 더 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히알루론산 주사는 관절에 윤활을 주고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여 통증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PRP 주사는 비교적 최근에 많이 사용되며, 본인의 혈액에서 추출한 혈소판 성분을 관절에 주입해 회복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어머니의 경우 히알루론산 주사를 3주 간격으로 3회 맞았는데, 그 이후 평지를 걸을 때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계단은 여전히 조심해야 했지만, 평상시의 생활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운동 치료 – 관절염 회복에 필수적인 실천
운동은 관절염 치료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근육이 약하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므로, 무릎, 고관절, 척추 주변의 근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가벼운 걷기, 실내 자전거, 수중 운동, 스트레칭 등은 관절염 환자에게 권장되는 대표적인 운동입니다.
어머니는 처음엔 걷는 것조차 무서워하셨지만, 동네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관절 튼튼 걷기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걷는 습관을 들이셨습니다. 운동 후에는 무릎 주변이 뻐근하긴 했지만, 통증 자체는 덜했고, 걸을수록 자신감도 생기셨습니다. 결국 이 운동이 재발 방지와 통증 감소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운동은 하루에 짧게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통증이 없거나 가벼운 시기에 시작하고, 무리가 되지 않도록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체중 조절 – 관절염 치료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
무릎, 고관절, 발목과 같은 체중 부하 관절은 체중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압력을 받습니다. 관절염 환자에게 체중 감량은 곧 통증 감소입니다. 실제로 체중이 1kg 줄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은 약 4kg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머니는 체중이 5kg 늘었을 때 무릎 통증이 훨씬 심해졌습니다. 이후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병행하면서 3kg 정도 감량했는데, 걸을 때 무릎이 한결 덜 무겁고, 부기도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체중 감량은 단기간에 무리하게 하기보다는, 저염식 위주의 식단, 탄수화물 줄이기, 단백질과 채소 중심의 식사로 바꾸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식사 일기를 쓰거나 칼로리 계산 앱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수술 치료 – 마지막 선택, 그러나 확실한 결과
약물과 운동, 주사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계속 악화된다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으로는 관절내시경, 절골술, 인공관절 치환술이 있습니다.
관절내시경은 연골이나 관절 내 이물질을 제거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입니다. 절골술은 관절의 기울어진 축을 바로잡아 무게 중심을 바꾸는 수술이며, 인공관절 수술은 심하게 손상된 관절을 인공 부품으로 대체하는 방법입니다.
저희 어머니는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선택하셨습니다. 수술 전에는 걷기조차 어려웠지만, 재활을 성실히 하신 결과 3개월 만에 정상적으로 걷기 시작하셨고, 6개월 뒤에는 여행도 가능해졌습니다. 수술은 분명 두려운 선택이지만, 삶의 질을 바꾸는 큰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 관절염 치료는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관절염은 단순히 ‘나이 들어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치료와 관리에 따라 악화 속도를 늦추고, 통증을 줄이며, 다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약물, 물리치료, 운동, 주사, 체중조절, 수술까지 — 방법은 많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저희 어머니의 회복 경험은 단순한 병원 치료가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실천의 반복이었습니다. 한 걸음 늦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관절염은 충분히 관리할 수 있습니다. 관절염 치료법, 지금 나에게 맞는 방법부터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