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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당뇨수치 기준 리뷰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었을 때 숫자 하나가 유독 눈에 띄었던 경험이 있으셨을 겁니다. 바로 공복혈당 수치입니다. 저는 당뇨병 진단을 받기 전까지 이 숫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평소보다 유난히 피로하던 시기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이 126이라는 숫자를 보았고, 그 순간부터 제 삶의 많은 것이 바뀌었습니다.

당뇨 수치 기준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이자, 질병으로 가는 갈림길의 안내표지입니다. 하지만 그 기준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진단이 늦어지고, 관리 또한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당뇨 수치 기준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제 경험을 바탕으로 깊이 있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공복혈당 수치 기준: 아침 첫 숫자의 무게

당뇨 수치 기준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공복혈당입니다. 8시간 이상 금식한 뒤 측정하는 혈당으로, 일반적인 건강검진에서 가장 흔하게 확인하는 항목입니다. 공복혈당 수치는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정상: 70~99mg/dL

공복혈당장애(전당뇨): 100~125mg/dL

당뇨병 진단 기준: 126mg/dL 이상

처음 제 수치가 126을 기록했을 때는 단순한 오류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시기였고, 전날 식사를 늦게 했기 때문이라고 합리화했지요. 하지만 반복된 검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고, 결국 정식으로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수치가 무서운 이유는, 100에서 126 사이의 구간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이 구간에서 식습관을 바꾸고 운동을 시작하면 혈당 수치를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뒤늦게 이 의미를 알게 되었고, 그 기회를 지나쳐버렸다는 후회를 했습니다.

식후혈당 수치 기준: 식사의 영향력

공복혈당 외에도 중요한 것이 식후혈당입니다. 식사 후 2시간 뒤 측정하는 혈당으로, 우리가 음식을 어떻게 소화하고 혈당을 얼마나 올리는지를 보여줍니다.

정상: 140mg/dL 미만

당뇨병 진단 기준: 200mg/dL 이상

140~199mg/dL: 내당능장애 (당뇨병 전단계)

당뇨 진단 이후 저는 식사 후 혈당을 측정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특히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를 한 뒤, 혈당이 180까지 오르는 것을 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평범한 밥 한 공기, 반찬 몇 가지였는데 혈당은 쉽게 올라가더군요.

식후혈당이 중요한 이유는, 공복혈당이 정상이어도 식후혈당이 높다면 이미 인슐린 기능이 저하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초기에 공복혈당은 정상 범위였지만, 식후혈당이 꾸준히 160~190 사이를 오르내리며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식후혈당 수치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혈당 패턴을 파악하고 조기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당화혈색소(HbA1c) 수치 기준: 지난 3개월의 평균값

가장 결정적인 수치는 **당화혈색소(HbA1c)**입니다. 이 수치는 최근 2~3개월간의 평균 혈당 상태를 보여주며, 단 한 번의 검사로 혈당의 전반적인 경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정상: 5.6% 이하

당뇨병 전단계: 5.7% ~ 6.4%

당뇨병 진단 기준: 6.5% 이상

저는 HbA1c 수치가 6.8%로 처음 당뇨병 확진을 받았습니다. 앞선 공복혈당 수치보다 이 수치가 훨씬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왜냐하면 단기간의 실수가 아니라, 내 지난 3개월간의 식생활과 생활습관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지표였기 때문입니다.

HbA1c는 일반 혈당 검사와는 달리 하루의 컨디션에 좌우되지 않기 때문에, 당뇨병 진단과 관리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됩니다. 이후 저는 정기적으로 3개월마다 이 수치를 체크하면서 관리하고 있으며, 현재는 6.0%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HbA1c가 점차 낮아지는 것을 보며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숫자 너머의 당뇨 수치 해석, 그리고 오해들

많은 분들이 당뇨 수치를 단순히 '높고 낮음'으로만 판단합니다. 하지만 저는 당뇨 수치를 해석하는 데 있어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 정상 수치에 가까워도 방심은 금물입니다. 예를 들어 공복혈당이 98이라 하더라도, 식후혈당이 160 이상이라면 인슐린 저항성이 이미 진행 중일 수 있습니다. 둘째, 수치 변화가 클수록 위험 신호입니다. 하루 중 혈당이 80에서 200까지 오르내리는 분들도 계시는데, 이는 혈관에 큰 부담을 줍니다.

또 하나, 많은 분들이 저처럼 '수치만 낮추면 된다'고 생각하시는데, 당뇨 관리의 핵심은 수치의 안정성과 지속성입니다. 당화혈색소는 낮지만 식후혈당 스파이크가 심하다면, 장기적으로 합병증 위험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당뇨 수치 관리의 실질적인 방법

당뇨 수치를 이해하고 나면, 그 다음은 실질적인 관리 방법입니다. 저는 다음의 세 가지를 통해 수치를 조절해왔고, 많은 당뇨인들이 공감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식단 조절: 혈당지수가 낮은 음식 위주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을 섭취합니다. 불규칙한 식사는 혈당 수치를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처음엔 어렵지만 습관이 되면 몸이 편안해집니다.

운동: 식후 30분 산책은 혈당을 상당히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저는 특히 저녁 식후 가벼운 걷기로 HbA1c 수치를 0.4% 낮출 수 있었습니다.

스트레스 관리: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입니다.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수치를 높이고, 이는 혈당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마음챙김 명상과 일기 쓰기를 병행하며 정서적 안정도 챙기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당뇨 수치 기준은 단순한 수치가 아닙니다. 숫자 하나가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하고, 무심코 지나친 그 수치가 병을 키우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 숫자를 너무 늦게 받아들여 아쉬움을 느꼈고, 그 후로는 매일의 생활 속에서 이 숫자들을 읽고 반응하는 법을 배워야 했습니다.

당뇨는 꾸준함의 질병입니다. 수치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수치와 함께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이 있다면, 지금 내 혈당 수치를 한 번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건강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숫자 안에 이미 답이 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