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그렌증후군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눈과 입의 심한 건조증으로 시작되지만 그 영향은 몸 전체로 퍼질 수 있습니다. 진단을 받고 나면 가장 먼저 들게 되는 질문이 바로 "이 병은 어떻게 치료하나요?"일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병은 아직 완치가 불가능한 만성질환입니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적절한 치료와 생활 관리로 충분히 증상을 조절하고, 합병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진단을 받은 이후 처음에는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치료법을 찾기 위해 국내 병원을 전전하고, 논문도 뒤졌습니다. 쇼그렌증후군 치료는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되며, 증상의 정도와 범위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집니다. 무작정 약만 먹는다고 해결되는 병이 아니며, 나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인공눈물과 인공타액은 기본 치료입니다
쇼그렌증후군 환자 대부분은 안구 건조증과 구강 건조증을 가장 먼저 호소합니다. 저도 진단 전에는 하루에 물을 열 잔 넘게 마셔야 말이 겨우 나왔고, 눈이 시려서 운전을 못한 날도 많았습니다. 치료의 첫 걸음은 인공눈물과 인공타액 사용입니다.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보습형 제품보다는, 무방부제 점안액이나 처방받은 전용 제품을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구강 건조는 생각보다 생활에 큰 불편을 주며, 치아 건강에도 영향을 줍니다. 침이 부족하면 충치, 잇몸질환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불소치약 사용과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중요합니다. 타액 분비를 촉진하는 약물을 처방받기도 하며, 일부는 껌이나 무설탕 캔디로 자극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대증요법이므로, 병 자체를 억제하는 치료와 병행해야 효과적입니다.
면역억제제와 항염증제는 증상 조절의 핵심입니다
쇼그렌증후군은 기본적으로 면역계가 스스로를 공격하는 병입니다. 따라서 면역조절제가 치료의 핵심입니다. 저는 처음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했는데, 관절통과 피로감이 어느 정도 완화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여 약제를 바꾸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면역억제제(메토트렉세이트, 아자티오프린, 마이코페놀레이트 모페틸 등)는 증상이 눈과 입을 넘어 관절, 폐, 신장, 신경계로 퍼졌을 때 투여됩니다. 치료 효과는 천천히 나타나므로, 꾸준한 복용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항염증제(NSAIDs)는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지만 장기 복용은 위장이나 간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전문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특히 증상이 폐렴, 혈관염, 사구체신염 등으로 진행된 환자는 스테로이드 치료가 단기적으로 필요하기도 합니다. 저는 한때 폐기능 저하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복용했는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천천히 감량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했습니다.
생물학적 제제는 중증 환자를 위한 선택지입니다
일반 면역억제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거나, 림프종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에게는 **생물학적 제제(예: 리툭시맙)**가 사용됩니다. 이 약은 B세포를 표적으로 하여 면역반응을 억제합니다. 고가의 약물이긴 하지만, 중증 쇼그렌증후군 환자들에게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치료법입니다.
생물학적 제제는 대부분 주사제로 투여되며, 감염 위험이 크기 때문에 투약 전 결핵, 간염 등 기저 질환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다행히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조절되고 있지만, 병세가 악화된 환우들의 후기를 들어보면 생물학적 제제를 통해 큰 호전을 본 사례도 많습니다. 단점은 가격과 부작용 감시의 어려움이며, 보험 적용 여부도 항상 체크하셔야 합니다.
비약물적 치료와 생활관리도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약물만으로는 이 병을 온전히 관리할 수 없습니다. 쇼그렌증후군 치료에서 가장 간과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생활습관과 환경 관리입니다. 저는 진단 후 아래와 같은 방식으로 일상을 바꾸었습니다.
가습기를 항상 틀어 놓고 실내 습도 유지
청결 유지와 구강관리 철저히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스케줄 조정
규칙적인 수면과 체온 유지
항산화 영양소와 오메가3 꾸준히 섭취
무리한 운동보다는 요가, 스트레칭 위주로 진행
특히 스트레스가 면역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감정 관리가 치료의 핵심입니다. 이 병은 보이지 않는 고통이 많기 때문에, 우울감이나 불안이 찾아오는 경우가 잦습니다. 필요하다면 심리상담을 병행하는 것도 권장합니다.
진료과 선택과 꾸준한 병원 방문이 장기 치료에 중요합니다
초기에는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단과 약물 조절을 받지만, 증상이 심화되면 안과, 치과, 신장내과, 피부과 등 다과 협진이 필요해집니다. 저는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으며, 분야별로 정기 진료 스케줄을 잡고 각 과의 주치의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병원을 옮기게 되더라도 진료기록과 약물 이력은 반드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완치는 없지만, 삶은 계속됩니다
쇼그렌증후군 치료는 마라톤과 같습니다. 빠르게 좋아지지는 않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점점 악화되며, 돌이킬 수 없는 장기 손상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이 병을 앓기 전까지는 자신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치료와 관리를 통해 몸을 제대로 이해하고 돌보는 법을 배웠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쇼그렌증후군 진단을 받았거나, 의심 중이라면 한 가지 꼭 기억해 주세요. 이 병은 나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제대로 알고, 치료받고, 돌보면 삶의 질은 분명히 지킬 수 있습니다. 쇼그렌증후군 치료는 생존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화해이자 재설계입니다. 삶은 여전히 의미 있고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 의미는 치료라는 여정 속에서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