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에 주사를 놓자고요?” 처음 병원에서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는 굉장히 망설였습니다. 단순히 파스 붙이고 물리치료 몇 번 받으면 나아질 줄 알았던 통증이, 어느 날부터는 컵 하나 들기조차 고통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선택하게 된 테니스엘보 주사치료, 생각보다 단순하지만 그 효과는 개인차가 뚜렷합니다.
테니스엘보 주사치료란 무엇일까요?
테니스엘보는 팔꿈치 외측의 힘줄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 염증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주사치료입니다. 주사치료는 보통 스테로이드(부신피질호르몬)나 하이알루론산, 최근에는 PRP(자가혈소판풍부혈장) 주사 등이 사용됩니다. 각각의 주사는 작용 기전과 효과, 지속 기간, 부작용 면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염증 억제 효과가 뛰어나 빠르게 통증을 줄여주며, 하이알루론산은 마찰을 줄여주는 작용을 합니다. PRP는 자가혈을 이용한 재생 촉진 방식으로, 비교적 자연친화적인 치료로 분류됩니다.
제가 맞은 것은 가장 흔한 스테로이드 주사였고, 통증이 극심하던 시기였기에 빠른 효과를 기대하고 결정했습니다.
주사치료는 언제 고려해야 할까요?
모든 테니스엘보 환자에게 주사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주사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4주 이상 휴식, 물리치료를 해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통증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는 경우
수술 없이 통증을 단기간에 줄이고 싶은 경우
업무나 육아 등으로 휴식이 어려운 상황에서 증상 조절이 필요한 경우
저의 경우, 통증이 2개월 이상 지속되고 파스를 붙이거나 물리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거의 없었던 시점이었습니다. 컵을 들 때도 팔이 덜덜 떨릴 정도로 통증이 심했기에 주사치료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테니스엘보 주사치료, 시술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주사치료는 생각보다 간단한 절차입니다. 먼저 팔꿈치를 펼치고 정확한 통증 부위를 의사가 확인한 후, 해당 부위 주변을 소독합니다. 통증 유발점 근처에 아주 얇은 주삿바늘로 약물을 주입하게 됩니다.
통증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견딜 만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한 번의 주사로 큰 효과를 봤고, 이후 몇 시간 만에 통증 강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다음날까지 약간의 뻐근함이 있었지만, 2~3일이 지나면서 팔 사용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주사치료의 효과와 한계
주사치료는 빠른 통증 완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인 치료법입니다. 특히 스테로이드 주사의 경우, 통증이 심한 환자에게 단기간에 일상 복귀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효과는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 염증은 줄어들었지만, 근본적인 원인(반복적인 손목 사용, 약해진 힘줄 구조)이 해결되지 않으면 통증은 다시 찾아옵니다. 또한 반복적인 스테로이드 주사는 오히려 힘줄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보통은 1년에 2~3회 이상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주사를 맞고 통증이 사라졌다고 해도 재활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하지 않으면 재발 확률이 높아집니다. 실제로 제가 치료를 받았던 병원에서도 주사 후 반드시 재활 프로그램을 병행하도록 권유했습니다. 저는 그 말대로 약 6주 동안 꾸준히 스트레칭과 손목 근력 운동을 하며 다시는 같은 통증을 겪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PRP 주사와 일반 주사치료의 차이점
최근에는 PRP 주사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PRP는 자신의 혈액을 채취해 원심분리로 농축한 후, 성장 인자가 풍부한 혈소판을 통증 부위에 다시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염증 완화보다는 손상된 조직의 재생을 유도하는 치료로, 자연적인 회복을 돕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이 비교적 비싸며, 스테로이드처럼 즉각적인 통증 완화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병원에서 PRP 주사를 제안받았지만, 빠른 통증 완화를 원했기 때문에 일반 스테로이드 주사를 선택했습니다. 이후 통증이 어느 정도 조절된 후, 재활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회복을 이어갔습니다.
테니스엘보 주사치료 후 관리가 더 중요합니다
주사 하나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주사치료는 통증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지만, 치료의 시작일 뿐입니다. 아래는 주사치료 이후 제가 실천했던 관리 방법들입니다.
무거운 물건 들기 금지(최소 2주)
손목과 팔꿈치 스트레칭을 하루 2회 이상
컴퓨터 마우스 사용 시 손목 받침대 활용
재활운동 병행: 손목 저항 밴드 운동, 손가락 벌리기 운동 등
하루 1회 냉찜질 또는 온찜질로 혈류 조절
이러한 습관은 주사치료 후 재발을 막는 핵심입니다. 저는 재활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3개월 뒤에는 팔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습니다.
주사치료, 선택은 신중하게
테니스엘보 주사치료는 단기적인 통증 조절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분명히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하지만 남용하거나 과신해서는 안 됩니다. 주사는 ‘끝’이 아니라 ‘기회’입니다. 통증을 줄인 그 시간 동안 손상된 구조를 회복하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데 집중하셔야 합니다.
지금 팔꿈치 통증으로 고민하고 계신가요? 단순 물리치료로는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시라면, 주사치료도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선택지입니다. 다만 치료는 의사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팔 하나가 이렇게 중요하다는 것을, 저도 통증을 겪고 나서야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늦기 전에, 당신의 팔꿈치에게도 진지한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